연중 제22주간 수요일.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님.
<길을 걷습니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루카 4,43)
길을 걷습니다
사람으로 시작하여
사람으로 끝나는
길을 걷습니다
사람으로 끝나고
사람으로 시작하는
길을 걷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멀어져
잇기 위해 생긴 길인지
길이 있어 오히려
사람 사이가 벌어진 것인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는
길을 걷습니다
길을 걸으니
사람을 만나는 것인지
사람을 만나러
길을 걷는 것인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는
길을 걷습니다
걸음을 내딛게 하는
사람을 떠나서
길을 걷습니다
걸음을 멈추게 하는
사람에게 가려고
길을 걷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모두 오롯이 하나였다면
있지도 않았을 테니
없는 것이 오히려 나았을
길을 걷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
갈림이 사라져
길마저 없어지기를
애타게 바라며
길을 걷습니다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이어진 길을 지우려
길을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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