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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레오나르도) O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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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현후 월요일 - 공현의 회개 / 김찬선 신부님 ~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 보니 어제 공현 대축일 본기도가 생각났습니다.어제 본기도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오늘 별의 인도로 성자를 이민족들에게 드러내 보이셨으니믿음으로 하느님을 알게 된 저희도 자비로이 이끄시어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직접 뵈옵게 하소서.” 주님께서 당신을 드러내 보이셨으니우리도 하느님을 직접 보게 되기를 비는 내용입니다. 보여줘도 봐야 하는 것이지요.아무리 주님께서 당신을 공현하셔도우리가 보지 않으면 주님의 공현은 내게는 헛것입니다. 공현 곧 모두에게 공적으로 당신을 나타내 보이셔도어떤 사람은 보지만 어떤 사람은 보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아기로 당신을 나타내 보이신 주님께서 이제어른이 되어 공적으로 등장하시며 첫 말씀을 이렇게 하십니다. “회개하여라.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주님의 오..
~ 주님 공현 대축일 -밤 하늘의 잔별이 되어 / 김찬선 신부님 ~ 주님 공현 대축일-2023 오늘 공현 대축일에 동방박사들이 빛이신 주님을 찾아와 뵙기까지그 배경이랄까 상황은 어두움이고 그러나 하늘에 별은 있습니다.이런 상황을 오늘 이사야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자 보라, 어둠이 땅을 덮고 암흑이 겨레들을 덮으리라.그러나 네 위에는 주님께서 떠오르시고 그분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라.민족들이 너의 빛을 향하여 임금들이 떠오르는 너의 광명을 향하여 오리라." 동방박사들이란 어떤 사람들입니까?아직 주님을 뵙지 못한 사람들이고,대신 어둠에 둘러싸여 어둠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지만그래도 빛을 포기하지 않고 찾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을 둘러싼 어둠은 어떤 어둠입니까? 첫째는 죄와 악의 어둠입니다.그들이 사는 세상은 참으로 죄와 악이 판을 치는 세상입니다.주변을 아무리 ..
~ 01월 04일 - 제대로 믿기 / 김찬선 신부님 ~ 1월 4일-2024 “자녀 여러분, 아무에게도 속지 마십시오.” 오늘 요한의 서간은 속지 말라고 합니다.속는다고 함은 무엇이 사실이 아닌데 사실로 믿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속는다는 것이 실은 믿는 것입니다.믿지 말아야 할 것을 믿는 것이고 믿기 때문에 속는 것이고,그렇기에 속는다는 것은 무조건 좋지 않거나 나쁜 뜻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좀 더 좋은 방법을 찾는 것이 낫겠습니다.속지 말자는 것은 탁 느끼기에도 수세적이고 부정적이지요. 아무에게도 속지 않기 위해서 모두를 의심하게 되겠지요.좋은 것인데도 나쁜 것이 아닐까 의심하게도 되고요.그래서 좀처럼 그리고 점차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고요. 의심이 심해져 불신까지 하게 되면 문제는의처증이 중증이 되듯이 더 중증이 되고요. 그러므로 이 방법보다 더 좋은 ..
01월 03일 - 성령을 영접한 겸손이어야 / 김찬선 신부님 ~ 1월 3일-2020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세례자 요한이 두 번이나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고 말하는 부분이 마음에 닿았습니다.그런데 알지 못하였다는 말은 알고 난 뒤에 하는 얘기이고,제대로 알고 난 뒤에나 할 수 있는 얘기입니다. 뒤집어 얘기하면 알기 전에는 오히려 안다고 생각하고,알지 못하면서도 알지 못하였다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교만한 사람의 앎이란 것이 보통 이렇습니다.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했는데알지 못하는 자신을 알지 못해 안다고 생각하고,그래서 세례자 요한처럼 알지 못하였다고,자기의 모름을 겸손하게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알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라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해야 하며,마찬가지 이유로 알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
~ 01월 02일 - 머물되 안주하지 않은 / 김찬선 신부님 ~ 1월 2일-2023 “당신은 누구요?” 하고 물었을 때, 요한은 서슴지 않고 고백하였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자기가 누군지 묻는 사람들에게서슴지 않고 답하고, 프란치스코도 이 면에서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육신의 아버지와 결별하며 이제부터 나는 하느님 아버지를 나의 아버지라고 자유롭게 부를 수 있게 되었다고 선언한 뒤 길을 가던 중 강도로부터너 누구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프란치스코도 서슴지 않고 답하였지요.자기는 위대한 왕의 사신이라고. 아마 성인들은 다 서슴지 않고 이렇게 답할 수 있는 분들일 것입니다.이런 성인들이 저는 오늘 부럽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 저는 부럽습니다.’라고 한 것은전에는 안 그랬는데 오늘 부럽다는 느낌이 다분히 있지요. 그러니까 전엔 저도 제가 누군지 서슴지 않고 답했었는..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 새 시대를 여는 / 김찬선 신부님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2022 “하느님, 온갖 좋은 일을 시작하시고 완성하시니저희가 즐거운 마음으로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지내며새 시대를 열어주신 하느님의 은총을 찬양하고 그 은총의 완성을 기뻐하게 하소서.” 오늘 축일의 이 예물 기도는 오늘 축일의 의미를 잘 담고 있습니다.전부터 새해 첫날을 왜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지내는지 의문이 있었는데저 개인적으로는 의문의 한 실마리가 풀린 것도 같아 기쁘기도 합니다. 세상이 세상 달력으로 새해가 시작되었음을 기념할 때우리는 교회 달력으로 새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기념하자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우리가 기념해야 할 것은 새해가 아니라 새 시대이어야 하고,우리에게는 새해가 열리는 정도를 넘어 새 시대가 열려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새해가..
~ 한 처음이신 주 님 / 김찬선 신부님 ~ “그분께서는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한 해를 마치면서 지난 한 해만을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이런 사람은 과거 지향적으로 현재를 사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새해를 내다보는 사람도 있습니다.이런 사람은 과거와 미래가 같이 있는 현재를 사는 사람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현재의 자기만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현재 자기의 감정과 상태가 과거도 미래도 매몰시킬 뿐 아니라삶을 같이 나눈 다른 사람들을 같이 돌아볼 수 없는 외로운 사람들입니다. 이에 비해 나의 한 해 동안 나에게 힘이 되어준 소중한 사람뿐 아니라나의 삶을 힘들게 했던 사람까지 함께 돌아보는 사랑의 사람도 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안 좋은 일만..
~ 성가정 축일 - 우리시대의 성가정 / 김찬선 신부님 ~ 우리 시대는 혼밥, 혼술의 혼족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저도 아니 혼족이 무슨 뜻인지 여러분도 아실 것입니다.혼자 사는 족속 또는 혼자 사는 가족이라는 뜻이지요. 제가 한심해하는 것은 신생아 수가 줄어든다고,이러다가는 인구 소멸로 이어질 것이라고 한 걱정하는데다른 한편에서는 ‘나 혼자 산다.’와 같은 프로가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세태이니 아무 가정이라도 많아지면 좋겠다는 상황인데이런 상황에서 성가정 운운하는 것이, 과연 통하는 얘기일지의문이 들면서 그래도 이런 얘기를 해야 하나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패배주의적인 생각입니다.그러니까 오히려 우리는 성가정의 의미를 제대로 또 적극적으로 살아,다시 말해 우리 가정을 먼저 복음화하여 온 가정을 복음화할 생각을 해야 합니다. 성가정의 아름다움과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