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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레오나르도) O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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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 제 16주간 수요일 - 근심기도 / 김찬선 신부님 ~ 오늘 복음은 “자,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로 시작되는 비유입니다.그러니까 씨 뿌리는 이의 비유라고 할 수 있는데 제 눈에는 씨 뿌리는 이가뿌릴 데와 안 뿌릴 데 가리지 않고 아무 데나 마구 씨를 뿌리는 것처럼 보입니다.저라면 열매를 내지 못할 땅에는 씨를 뿌리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비유에서 씨 뿌리는 이는 주님이니주님께서는 저보다도 현명하지 못하신 셈입니다. 그렇습니다.주님께서는 씨를 아무 데나 마구 뿌리시니현명하지 못하실 뿐 아니라 씨를 낭비하십니다. 그런데 주님은 현명하지 못하신 것이 아니라 사랑이시고,사랑을 낭비하시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넘치시는 겁니다. 친엄마와 계모를 비교하겠습니다.주는 대로 밥을 먹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어린애는 보통 까탈스럽고 주는 대로 넙죽넙..
~ 연중 제 16주간 화요일 - 동해, 거진 성당에서 있었던 일 / 김찬선 신부님 ~ 동해 거진 성당에서 하룻밤 신세지고 있습니다.낯선 곳에서의 잠 때문일까 세 시간 자고 깼습니다. 일어나 복음을 읽고 묵상을 시작하는데왕파리 한 마리가 제 방에 들어와 왱왱대며 방을 이리저리 나는 것이었습니다. 사위가 어두운 가운데 불을 켰기 때문에 들어 온 것이라고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낯선 곳이었기 때문인지왜 왕파리가 한밤중에 내 방에 들어왔을까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왕파리가 제 방에 들어 온 것입니다.그리고 왕파리가 들어 온 것이 아니라하느님께서 보내신 것이 들어 온 것입니다. 이 왕파리는 그저 왕파리가 아니라하느님께서 제게 보내신 하느님의 사신일지도 모릅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정신이 퍼뜩 들었습니다.행진 첫날부터 하느님께서 메시지를 보내신 것이라고. 왕파리가 들어왔네..
~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 - 그리스도 사랑에 다그침 받는 우리 / 김찬선 신부님 ~ 막달레나 성녀는 어떤 분인가?어떤 분이라고 함이 가장 합당할까?이번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주님을 가장 사랑한 여인인가?맞는 말입니다. 성녀는 주님을 가장한 사랑한 여인인데여인 가운데 주님을 가장 사랑한 여인일 뿐 아니라사도들과 비교해도 주님을 가장 사랑한 여인이었고,주님을 가장 사랑했다고 하는 요한 사도보다도 더. 주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다른 사도들은 다 도망쳤어도실제로 요한 사도만은 주님의 십자가 밑에 있었는데그런 그도 주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엔 사랑이 끝난 듯 주님을 찾지 않았고,오늘 복음에서는 빈 무덤을 보고서도 찾아 나서지 않은 그가 아니었습니까? 그러니 연인을 찾아 헤매는 아가를 독서로 한 것이 시사하듯성녀가 주님을 찾아 헤맨 가장 사랑한 여인인 것 맞습니다만사랑한 여인 이상의 분이라고 함이..
~ 연중 제 16주일 -부화뇌동은 No 화이부동은 Yes / 김찬선 신부님 ~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오늘 연중 제16주일은 진정한 양과 목자의 관계를 얘기합니다.오늘 독서에서 목자는 ‘우리의 정의’라고 불리는 분입니다.둘째 독서에서 목자는 ‘우리의 평화’라고 불리는 분입니다.종합하면 주님은 ‘우리의 정의와 평화’라고 불리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의 정의이고 평화인지 성찰해야 합니다.그런데 이 성찰은 우리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아니, 나는 주님을 나의 정의와 평화의 목자로 모시는 착한 양인가?세상의 정의 평화 투사를 나의 정의와 평화의 목자로 생각지는 않는가?주님의 정의와 평화를 쫓지 않고 나의 정의와 평화를 주장하지는 않는가? 그렇습니다...
~ 연중 제 15주간 토요일 - 하느님께서 하시도록 / 김찬선 신부님 ~ “내가 그에게 내 영을 주리니 그는 민족들에게 올바름을 선포하리라. 그는다투지도 않고 소리치지도 않으리니 거리에서 아무도 그의 소리를 듣지 못하리라.그는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끄지 않으리니 민족들이 그의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 무위지위(無爲之爲),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한다는 뜻입니다.무위지치(無爲之治)란 말도 있지요. 요순 임금처럼 임금의 이름을 백성이 모를 정도로 임금이 없는 듯 있는데도,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 통치하는데도 태평성대를 이룬다는 뜻이지요. 오늘 마태오 복음은 주님께서 하시는 구원행위가무위지치 하시고 무위지위 하시는 것이라고 얘기하는 듯합니다. 주님은 영을 받아 올바름, 정의를 선포하시는 분인데 다투지도 않고소리치지도 않아 길거리의..
~ 연중 제 15주간 금요일 - 주인의 삶 / 김찬선 신부님 ~ 주인의 삶.주인의 삶은 종의 삶과 다릅니다. 종의 삶을 생각할 때 즉시 떠오르는 것이 억지로 하는 것입니다.하고 싶지 않은데도 주인이 하라니까 억지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 좋을 대로 하는 것이 주인의 삶일까요?퍼뜩 생각해도 다시 말해서 깊이 생각지 않아도 그것은 아닐 것입니다. ‘자기 좋을 대로’란 우선 다른 사람을 상관하지 않는 자기중심성입니다.이런 삶으로는 행위의 주인이 될는지 모르지만 행복의 주인은 못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살면 행복하겠습니까? 이렇게 살면다른 사람들이 그를 존중할 것이며 그렇게 살도록 내버려 두겠습니까?당장 태클이 들어갈 것이고 결국 자기 좋을 대로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자기 좋을 대로 사는 것은 실제로 자기가 주인인삶이 아니고, 행복의 주인이 되는 ..
~ 연중 제 15주간 목요일 - 고수 짐꾼이 편하게 짐지는 비결 / 김찬선 신부님 ~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오늘 주님 말씀은 고생하고 무거운 짐을 졌을지라도우리가 안식을 누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그렇다면 이처럼 기쁜 소식이 세상 어디에 있습니까? 그렇습니다.이런 기쁜 소식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그래서 이 세상 누구에게 찾아가지 말고 당신에게 오라고 하십니다. 삶이 너무 고달프고 힘들 때 우리는 누가 생각납니까?즉시 엄마가 생각나고 엄마 품에 안기고 싶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엄마보다도 주님이 더 완전한 안식을 주신다!이렇게 믿는 것이 우리 신앙인의 믿음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
~ 연중 제 15주간 수요일 - 안다는 모름 / 김찬선 신부님 ~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 드립니다.” 제 생각에 대표적인 교만이 바로내가 옳다는 교만과 안다는 교만입니다. 진정 올바른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교만한 사람은 자기가 올바르지 않으면서 옳다고 합니다.더 나아가서 다른 사람은 옳지 않다고 하며 자기만 옳다고 합니다. 주님께서는 이런 사람에 대해서 비유를 가지고 비판하셨지요.바리사이와 세리가 모두 기도하러 성전에 갔는데 바리사이는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이렇게 기도하지요.“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간음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에 비해 세리는 얼굴을 들지도 못하고 이렇게 기도하지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