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선(바오로) 신부님 (589) 썸네일형 리스트형 ~ 연중 제 3주일 / 오상선 신부님 ~ 오늘 복음 내용은, 루카복음의 첫 도입부(1,1-4)와, 예수님께서 말씀 안에서 당신의 사명을 찾아 선포하신 4장의 유명한 부분(4,14-21)을 이어서 편집해 놓았습니다. 앞 부분 없이 4장의 이야기만으로도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한 독립된 이야기인데 굳이 앞 부분을 결합시킨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전 사실 미사의 독서와 복음을 너무 인위적으로 발췌, 생략하는 편집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편집 의도를 참작해 나름 타당성을 찾아보게 됩니다. 루카 복음 도입부에 그냥 스쳐 지나가기 쉬운 말씀이 있습니다. 오늘 유난히 그 말씀이 눈에 들어오면서, "아! 바로 이것이구나. 이것 때문이구나!" 깨닫게 된 말씀입니다. "말씀의 종이 된 이들"(루카 1,2). 루카는 자신의 복음이 자신의 .. ~ 연중 제 2주간 토요일 / 오상선 신부님 ~ 오늘 미사의 말씀은 참된 성소를 보여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집으로 가셨다. 그러자 군중이 다시 모여들어"(마르 3,20) 열두 사도를 뽑으신 예수님께서 집으로 가십니다. 군중도 뒤를 따르고 소문을 들은 이들도 모여듭니다. 이제는 유형의 성전이 아니라, 주님이 계시는 곳이 곧 성전이고 지성소가 됩니다. "예수님의 친척들이 소문을 듣고 그분을 붙잡으러 나섰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마르 3,21) 그런데 예수님께서 계신 집에는 제자들과 군중만이 아니라, 그분을 붙잡으러 온 친척들까지 모여듭니다. 친척들은 예수님이 미쳤다는 소문에 놀라 달려왔을 겁니다. 이 대목 바로 뒤에 베엘제불 논쟁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아 이미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예수님의 능력을 마귀 두목에게서.. ~ 연중 제 2주간 금요일 / 오상선 신부님 ~ 오늘 미사의 독서들 중 한 단어의 말씀이 제게 강하게 다가오셨습니다. "어쨌든!" 다윗은 자기를 죽이려 쫓아다니는 사울 임금을 해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앞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어쨌든 그분은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가 아니시냐?"(1사무 24,7) "어쨌든!" 조건이나 자질, 성품이나 의도가 어떻게 되어 있든지 간에 개의치 않겠다는 뜻입니다. 독서의 문맥으로 보면 개인적으로 느끼는 억울함과 분노로 정당화한 복수보다 하느님과 그의 관계를 우선하겠다는 다윗의 마음가짐이 표현된 말이지요. 얼핏 보면 사울 임금이라는 한 인간에 대한 존중 같지만, 그 깊이에는 사울을 선택하셔서 기름부으신 하느님을 진정으로 경외하는 마음이 깔려 있습니다. 사울이 어떤 인간이고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 해도 그를 만드시고 택하신 하.. ~ 연중 제 2주간 목요일 / 오상선 신부님 ~ 오늘 미사의 말씀들에서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다양한 "거리"가 보입니다. "큰 무리가 따라왔다 ... 큰 무리가 그분께 몰려왔다"(마르 3,7-8). 예수님 주변으로 각지의 사람들이 큰 무리를 지어 몰려듭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전해 듣고 각자 나름의 청원과 바람을 품게 되었을 겁니다. 단순히 호기심이 생겨서 온 사람부터 절박한 필요를 안고 온 이들까지, 지금 그들 모두의 관심사는 예수님입니다. 군중과 예수님은 지금 매우 가까이 밀착되어 있습니다. "당신께서 타실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라고"(마르 3,9) 군중은 예수님 곁에 더 가까이 오려고 서로 밀쳐 댑니다. 그러다가 예수님까지 밀칠 지경이 되자 예수님께서 배를 마련하라고 제자들에게 이르십니다. 배는 물에 띄워질 것이고, 군중은 호숫가에 .. ~ 연중 제 2주간 수요일 / 오상선 신부님 ~ 어제에 이어 오늘도 마르코는 안식일 논쟁을 이어갑니다. 그만큼 유대인들에게 있어 율법 중에서도 안식일에 대한 규정이 중요하면서도 논란의 여지가 많았음을 말해 줍니다. 안식일에는 일을 해서는 안 되고 쉬어야한다는 규정은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이렛날에 쉬신 것을 기념하며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날로 삼아라."는 원래의 뜻과 취지는 어디로 가버리고, "일 해서는 안 된다."는 말마디에만 집착함으로써, 어디까지가 일이고 어디까지는 일이 아닌지 사안마다 해석을 해야만 했다고 합니다. 사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기본적으로 먹고자고 다니는 일 등 일을 안 하고는 살아갈 수 없으니까 문제가 된 것이지요. 그래서 율법을 해석해 줄 전문가들이 필요했고 그들이 바로 율법교사들인 셈이지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일해.. ~ 연중 제 2주간 화요일 / 오상선 신부님 ~ 오늘 복음에서 마르코는 안식일에 예수님의 제자들이 "길을 내고 가면서 밀 이삭을 뜯기 시작하였다."(마르 2,23)고 하는데, 루카는 "밀 이삭을 뜯어 손으로 비벼 먹었다."(루카 6,1)고 좀 다르게 전하고 있습니다. 마르코는 "길을 내고 가면서"를 통해 안식일에 일을 하였다는 것을, 또 "밀 이삭을 뜯기 시작하였다."를 통해 또 이중의 일을 하였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안식일에 일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어겼음을 지적합니다. 그러나 루카는 "밀 이삭을 뜯은" 행위와 그것을 손도 안 씻고 "비벼 먹었다"는 점에서 정결례를 위반하였다는데 방점을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하튼 안식일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지요. 요즈음은 큰일날 수도 있지만 여러분은 어릴 적에 소위 '서리'라는 것을 해 보신 적이 있나요? .. ~ 연중 제 2주일 / 오상선 신부님 ~ (요한 2,3) 예수님께서 첫 번째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일으키신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기적은 예수님의 신성(神性)을 드러낸 사건으로 늘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적의 숨은 뒷 이야기가 더 감동적입니다. 사실 예수님은 아직 당신 신성을 드러낼 때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 친히 말씀하십니다.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요한 2,4) 천기누설을 하면 안 되는 것이었죠. 그런데도 이 기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당신 어머니 마리아의 요청 때문이었답니다. 어머니의 부탁을 감히 물리칠 아들이 어디 있을까요?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의 어머니시고 우리의 어머니도 되시는 마리아께 청탁(請託)을 드리기도 하지요. 그런데 예수님께서 어머니의 부탁을 들어주신 것은 무조건 어머니의 부탁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 연중 제 1주간 토요일 / 오상선 신부님 ~ 병자들을 고치신 이적사화들을 전해주고 나서 마르코는 이제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리시는 예수님의 낯선 행동을 전해줍니다. 세리와 죄인들은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자타가 공인한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들은 육신에 천형을 받은 나병 환자들이나 중풍 환자와 일맥상통합니다. 우리에게는 낯설게 보이는 이 기사를 여기에 제시하는 마르코의 의도는 분명해 보입니다. 즉, 예수님은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셨으며"(마르 2,17) "건강한 이들이 아니라 병든 이들을" 치유하러 오신 구세주라는 것입니다. 나병 환자와 중풍 환자가 육신이 건강하지 못한 이들이라면 세리와 죄인들은 영혼이 건강하지 못한 이들인 셈이고, 이들도 모두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있음을 보여주시고자 하십니다. 벗님.. 이전 1 ··· 51 52 53 54 55 56 57 ··· 7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