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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레오나르도) O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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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 제 3주간 월요일 -의식 성찰 / 김찬선 신부님 ~ “너희가 날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표징을 보지 못하고 빵을 보는 사람들에 대해 주님께서 나무라십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나도 그런 사람이 아닌가 성찰함이 마땅합니다. 나는 빵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람인 것처럼, 나는 표징을 보는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고 성찰하지 않는다면 주님께서 이 말씀을 내게 하셨음에도 내게 하신 것이 아닌 것으로 만드는 겁니다. 그렇다면 진정 나는 표징은 보지 않고 빵만 보는 사람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전에 말씀드린 바 있듯이 저는 표징을 보는 사람입니다. 요즘 저는 일상에서 작은 기적을 많이 보고, 또 빵에서 표징을 ..
~ 부활 제 3주일 - 부활의 증인이 되기까지 / 김찬선 신부님 ~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라고 하시고, 오늘 사도행전에서 사도들은 “우리는 그 증인입니다.”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주님께서 증인이 되라고 말씀하신 대로 사도들이 그 증인이 된 것인데 잘 아시다시피 사도들이 증인이 될 자격이 처음에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증인인 된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제자들은 증인이 되기엔 어림없는 겁쟁이이고 의심쟁이입니다. 증인이 되려면 두려움이 없어야 하는데 주님이 나타나셨을 때 그들은 너무 무섭고 두려워 유령을 보는 줄 착각을 합니다. 자라 보고 놀란 사람 솥뚜껑 보고도 놀라는 것처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어서 주님조차도 유령으로 보는 겁니다. 증인이 되려면 또한 한 점 의혹이 없어야 하는데 주님께서는 “어찌하여 너희 마음에 여..
~ 부활 제 2주간 토요일 - 완벽한 공동체는 없다 / 김찬선 신부님 ~ “그 무렵 그리스계 유다인들이 히브리계 유다인들에게 불평을 터트리게 되었다.” 완벽한 공동체는 없다. 이것이 오늘 묵상의 주제입니다. 무소유와 공동소유의 그 완벽할 것 같은 초대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불평이 터져 나오니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완벽한 공동체는 없습니다. 완벽한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불완전한 사람들로 공동체가 이루어지니 공동체도 불완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이 사는 곳은 어디서나 갈등과 분열과 불평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성숙하고 훌륭한 공동체는 아무 문제가 없는 완벽한 공동체가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점을 해결하는 능력입니다. 회복력이나 복원력 같은 것이 얼마나 있는가 그겁니다. 사실 미성숙한 공동체는 문제가 생기면 서로를 파괴하고 구성원들이 공동체..
~ 부활 제 2주간 금요일 - 내가 아니어도 / 김찬선 신부님 ~ "저 사람들 일에 관여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저들의 그 계획이나 활동이 사람에게서 나왔으면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에게서 나왔으면 여러분이 저들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 자칫하면 여러분이 하느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가말리엘은 사도들의 일을 그냥 내버려 두자고 합니다. 하지 말라는 데도 베드로와 사도들은 말을 듣지 않고 계속 복음을 선포하고, 많은 이들이 사도들을 따르자 이를 어떻게 할지 지도자들이 골머리를 앓는 상황에서 현명하고 존경받는 율법 학자 가말리엘이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내버려 둔다는 것은 어떻게 되건 상관하지 않겠다는 한편으로는 방치의 의미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포기의 의미가 있습니다. 만약에 자식을 내버려 둔다면 그것은 자식을 사랑하고 존중함이 ..
~ 부활 제 2주간 목요일 - 초월 싸움 / 김찬선 신부님 ~ 오늘 베드로 사도는 자기들이 명령한 대로 하지 않는다고 하는 시도자들에게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라고 합니다. 이 말을 묵상하면서 저는 이렇게도 묵상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사람들에게 순종치 않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라고. 이 말은 베드로 사도가 사람에게 순종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그리 교만한 사람이 아니고 사람에게도 순종하는 겸손한 사람인데 다만 하느님께 순종하기 위해서 사람에게 불순종하는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지금 대통령이 옛날에 자기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얘기했습니다. 그 말이 멋있었고 그래서 많은 사람이 그를 훌륭한 사람으로 여겼습니다. 아마 대통령이 된 것도 이것 때문일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대통..
~ 부활 제 21주간 수요일 - 눈 밖에 나지 않고 눈앞에 있는 / 김찬선 신부님 ~ “악을 저지르는 자는 누구나 빛을 미워하고 빛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자기가 한 일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얼마 전에 요즘 악은 작은 하느님 체험, 작은 기적을 가끔 체험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오늘도 제가 체험하는 작은 하느님 체험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죄를 통한 하느님 체험입니다. 그런데 제가 죄를 진심 통회하고 회개해서 하는 하느님 체험이 아닙니다. 저의 요즘 문제는 통회를 잘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데도 죄를 통해서 작은 하느님 체험을 하니 이것을 어떻게 봐야 할지, 하느님께서는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저의 하느님 체험은 뻔뻔함이기도 하고 영적 건강함이기도 합니다. 전에는 죄를 짓고 아담과 하와처럼 하느님을 피해 어둠 속으로 숨었는데 이젠 그러지 않기 때..
~ 부활 제 2주간 화요일 - 신자다운 한마음과 한뜻 / 김찬선 신부님 ~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오늘 사도행전은 초대교회 공동체가 한마음 한뜻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얘기를 읽으면서 한마음 한뜻이 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너무 아름답게 또 이상적으로 지어낸 얘기가 아닐까?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울러 한마음 한뜻이 되었다는 것의 의미가 뭣일까도 생각되었습니다. 한통속이 되었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걸까요? 우리는 감으로 압니다. 이 말은 별로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나쁜 쪽으로 하나가 될 때 보통 이렇게 한통속이 되었다고 말하지요. 그러니 한마음과 한뜻이 되었다고 함은 이런 뜻이 아님은 분명한데 신자들이 서로가 자기 뜻을 꺾어 한마음 한뜻이 되었다..
~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 종이라하심으로 어머니가 되신 / 김찬선 신부님 ~ 성모 마리아와 관련한 대축일들은 하느님의 구원 계획과 뜻이 이루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느님 구원 계획과 뜻이 이루어짐에 있어서 제일 앞에 있는 것이 바로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축일입니다. 이 축일은 하느님께서 당신 계획에 따라 구세주의 어머니가 될 사람을 원죄 없이 잉태되게 하셨다는 축일입니다. 이는 그럴 계획 그러니까 구세주를 이 세상에 보낼 계획이 전혀 없었는데 마리아라는 한 처녀가 너무도 참해 하느님께서 계획을 바꿔 구세주를 보내시고 그녀를 구세주의 어머니로 삼으신 것이 아니라 천지창조 이전에 이미 구세주를 이 세상에 보내시기로 작정하시고 그 어머니 될 사람도 원죄 없이 잉태되게 하셨다는 것이지요. 그런 계획에 의해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가 이제 구세주를 잉태하게 되었다는 것..